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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결산] 죽지(망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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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망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쓰는 1년 리뷰

안녕하세요. 자크드앙입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리뷰글을 올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지난 1년간 자크드앙은 『무너져도 괜찮아』(엔소울), 『더 빅토리 북』(이근), 『딸기를 먹을 때는 울지 않기로 해』(류라이), 『푸싱 더 바운더리』(푸더바), 『유행을 타지 않는 삶』(안상아) 총 다섯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창업 첫해에 이렇게 꾸준히 책을 펴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격려해주신 분들이 많았지만, 감사한 마음 한편에는 책 만드는 시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남았습니다.

1년간 출판사를 경영하며 절실히 깨달은 것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감각과 회사의 성과(매출)는 전혀 다르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처음 사무실을 임대해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했을 때도, 종종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갔을 때도 눈앞에 닥친 일들은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우리가 참 일을 잘하고 있구나’, ‘사업이 잘 굴러가고 있구나’ 하고 낙관할 때도 있었습니다. 조금 고되기는 해도 늘 마감을 지켰고, 목표로 했던 업무량(생산성)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는 큰 트러블 없이 협업을 마쳤고, 한 권의 책을 완성할 때마다 저자와 거래처 대표님들과도 기분 좋은 덕담과 감사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기쁜 순간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예상을 한참 밑도는 판매량과 야속한 서점 발주량을 무력하게 바라보며 ‘내가 현실이 아니라 이상 속에서 일하고 있었구나’ 하는 진실을 마주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상은 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더군요. 아무리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해도, 그것이 숫자와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습게도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부끄럽고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기분’과 ‘동료들과 주고받은 감사의 인사’가 거짓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사업을 지탱하는 것이, 책을 만들어 돈으로 바꾸고 또 다음 책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오히려 그 소중한 마음들이 계속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과(매출)를 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배운 한 해였습니다.

자크드앙은 새로운 집필 시스템과 편집 프로세스, 그리고 마케팅 기조를 과감하게 도입했다고 자부합니다. 책의 만듦새 역시, 적어도 처음 의도했던 무형의 콘셉트가 훌륭하게 유형의 물성으로 구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과정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마케팅까지 단 한순간도 후회하거나 절망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절망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책이 출간되어 시장에 유통된 직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량을 보며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 사이에 얼마나 긴 장벽이 놓일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돈을 벌겠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정작 저는 엄청난 돈을 써가며 혼자만의 만족 속에서 책을 만들고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실책들의 근원에는 과거에 몸담았던 조직과 업무 방식에서 비롯된 관성과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을 취하면서도 제대로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지난 1년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자크드앙이 그 시점에서 내보일 수 있는 최선의 퍼포먼스를 책으로 구현해냈다고 확신합니다. 올해 남긴 다섯 번의 파장과 궤적을 기반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는 조금 더 깊고 드넓은 물결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2026년의 자크드앙은 또 새로운 저자들과 함께 책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입이 근질거릴 만큼 팬심 가득한 작가님들도 계시고, 원고를 읽으며 두 번, 세 번 곱씹다 “어서 빨리 독자들에게 이 사람의 글을 전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는 타이틀도 있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 작가님들의 글과 콘텐츠를 책이라는 물성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답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 속을 걷고 있지만, 그래도 먼 길을 걸어갈 튼튼한 두 다리, 무엇보다 여러분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지난 1년, 자크드앙의 책들을 사랑과 의리로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여러분과 2026년에도 ‘망하지 않고’ 오래 걸어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자크드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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